<타드 라빈의 주택 칼럼> 신축 주택을 사시려구요?

글쓴이
JYShin
날짜
2023-04-17 10:21
조회
300
<타드 라빈의 주택 칼럼> 신축 주택을 사시려구요?
기왕 집을 살 거, 신축으로 살까? 캐나다에 이민온 지 얼마되지 않은 분들, 또 많은 한국분들이 신규 건축된 집을 선호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새 집이라고 해서 무조건 앞으로 15, 20년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좋은 집이라고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왜일까요?
건설업 분야에 숙련공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났죠. 팬데믹 이전에도 솜씨 좋은 숙련공을 찾기 힘들었는데 그 이후에는 상황이 더 나빠졌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일부 건설 현장이 셧다운을 겪었던 일을 기억하실 겁니다. 이 기간 중에 나이 많은 숙련공들이 대거 은퇴했습니다. 물 들어온 김에 노 젓는다고, 이렇게 된 바에 은퇴를 미룰 이유가 있나 싶었나 봅니다. 팬데믹 이후 건설업은 인건비와 자재비 상승뿐 아니라 숙련공 부족이라는 만성 질환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건설 노동자는, 나무골격 설치 작업 (framing), 드라이월, 지반, 지붕 등 특정 분야 한두 가지를 본업으로 삼고 거기에 대한 집중 트레이닝을 받습니다. 작업을 수행함에 있어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절대 하면 안되는 일은 무엇인지, 특정 방식으로 작업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떻게 작업을 해야 튼튼한 집이 지어지고 모양이 보기 좋게 나오는지 등에 대한 명확하고 해박한 이해의 수준에 도달하는 데는 수년이 걸립니다. 팬데믹 이후 좋은 기술과 경험을 갖춘 노동자가 크게 부족해지면서 이 문제가 이제 본격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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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와에서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시공사 중 규모가 큰 회사는 자체적으로 건설 작업에 투입할 수 있는 정규 인력을 일부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공 과정 전체를 자체 인력으로 진행하기에는 역부족이라서 많은 부분을 하청 업체에 맡깁니다. 문제는, 숙련공 부족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이 바로 이런 소규모 하청 업체라는 사실입니다. 기본 인력조차 턱없이 부족해서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로 꾸린 팀 몇 개를 숙련공 한 명이 돌아다니며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으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죠. 숙련공이 곁에 딱 붙어서 지켜보지 않는 이상 곳곳에서 끊임없이 크고 작은 실수가 발생하기 마련이라서, 시공 자체에 걸리는 시간보다 미숙련 인부들이 저질러 놓은 실수를 고치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극히 비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업체가 대부분입니다.
M사는 건축 품질 기준이 높기로 유명한 건설사입니다. 이 회사에서 지은 집은 안심하고 고객에게 보여드릴 수 있었지요. 집안 구석구석, 역시 M, 감탄을 연발하게 만드는 장인 정신은 물론이고 건축상의 하자도 거의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M사는 하청 업체와 전문 건설 인력에게 타 회사보다 좀 더 높은 금액을 지불합니다. 더 많은 돈을 주는 만큼 실력 좋은 숙련공들이 먼저 이 회사로 몰리고, 더 잘 지어진 집을 만들어 내다보니 M사의 주택에는 프리미엄이 붙곤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최근에 직접 방문해 본 M사의 신규 주택 몇 곳에서 큰 문제들을 발견하고 상당히 놀랐습니다. 베이스보드 트림이 각이 잘 맞지 않는다던지, 옷장 선반이 두께도 크기도 제각각으로 설치되어 있다던지 하는 마감 작업 불량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큰 돈이 들 문제는 아니라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런 문제가 너무 많이 발견되는 것이 신경 쓰이더군요. 더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집의 본층 바닥이 평평하지 않았던 거죠. 물결처럼 바닥 여기저기에 꺼지거나 튀어나온 곳이 있었습니다. 바닥이 고르지 못한 문제가 최대한 눈에 띄지 않도록 베이스보드 트림이 바닥과 닿는 부분을 곡선으로 깎아 붙여두긴 했는데 작업도 서툴렀고 바닥이 울퉁불퉁한 정도가 너무 심해서 숨길 방법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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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콘크리트로 지반 벽면을 세울 때 사방 벽면 최상단의 높이를 수평으로 잘 맞추고, 나무 골격의 기초가 놓일 면도 평평하게 잘 부어졌는지 확인한 후에 건축 작업을 시작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입니다. 지반 벽면 상단이 높이도 맞지 않고 울퉁불퉁한 채로 골격을 올리고 집을 지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거지요. 이런 경우는 집을 다 때려 부수고 다시 짓지 않는 이상 해결 방법이 없습니다.
지반 벽면을 세우는 작업을 하던 사람들이, 콘크리트가 수평으로 높이 맞춰 평평하게 잘 부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거나 아예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다음 시공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하자가 있는지 감독해야 할 사람도 제 할 일을 하지 않았겠죠. 그 다음 시공 단계를 담당하는 것은 나무 골격을 짜는 프레이머 (framer)입니다. 어, 프레임 작업을 하기에는 바닥이 너무 울퉁불퉁한데? 라고 문제를 제기했다면 이때 충분히 고쳐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프레이머는 바닥이 울퉁불퉁하건 말건 수평이 맞지 않는 상태로 골격과 나무틀을 짜 넣었습니다. 그 뒤에 드라이월을 넣는 사람, 바닥을 까는 사람, 베이스보드 트림을 해 넣는 사람, 공정이 진행되는 동안 뭔가 아귀가 잘 맞지 않는데 왜 그런지 잘 알지 못하거나, 집이 제대로 지어지건 말건 신경쓰지 않는 일련의 작업자들이 집안 곳곳에서 결함이 있을 수밖에 없는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이 정도의 결함이라면 각 시공 단계에서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눈에 띄는 작업의 품질이 이 정도라면 벽 뒤에는 도대체 어떤 문제가 숨어있을까? 이게 또 우려되는 대목이죠. 그런 일꾼들은 파면해 버리면 되지? 일 잘하는 사람은 씨가 말랐다고 앞에 말씀드렸지요? 시공사에 고쳐 달라고 하면 되지?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있고 고칠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집을 뜯어내고 새로 지어야 하는 수준의 심각한 문제는 적절한 보상금을 받아내고 끝내는 것이 최선인데 그 일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울퉁불퉁한 바닥 그대로 사는 수밖에 없을 확률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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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베이션 분야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뒷목 잡고 쓰러질 지경이라고 하면 이해가 되실까요? 레노베이션은 신축 작업보다 훨씬 더 폭넓은 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오래된 건물을 고쳐가며 개조를 해야 하므로 아예 처음부터 새로 지어올리는 것보다 까다로운 작업이 될 수밖에요. 고객들과 뷰잉을 나가보면, 깔끔하게 레노베이션을 했다고는 하는데 건축법에 맞지 않거나 얼마 못 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집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기왕 돈 들여 하는 레노베이션, 제대로 해 보고 싶은 주택 소유주들이 얼마나 많으십니까? 그러나 제대로 일을 해 줄 수 있는 업체를 찾기가 너무 힘듭니다. 큰 회사에 일을 맡기면 좀 나을까요? 요즘처럼 숙련공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큰 회사일수록 비숙련공들로만 꾸려진 팀을 내보낼 가능성이 큽니다. 설상가상, 레노베이션 가격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거의 두 배로 뛰었습니다. 집주인이 직접 전문 인력을 고용하는 경우 2019년에 시간당 $45 정도 하던 인건비가 (배관공, 전기공 제외) 지금은 최소 $75로 올랐습니다. 자재비도 두세 배 뛰었고요. 2019년에 $50,000 정도 들던 지하실 레노베이션은 이제 $100,000까지 예산을 잡아야 하고 품질도 크게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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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 온타리오 주정부는 향후 10년 간 총 150만 채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라는 발표를 했습니다. 목표대로라면 1년에 평균 15만채씩 지어야 하는거네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11만 명 정도의 신규 건설 노동자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정도 규모의 인력을 길러내고 유치하기 위한 현실적인 실행안을 저는 본 기억이 없습니다. 양질의 건설 노동력 공급에 대한 현실적인 계획을 시급히 진행시키지 못한다면 주택 시장에 새로운 위기가 곧 닥칠 것 같습니다.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전수해 줄 숙련공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규 인력이 현장에 대거 투입됨에 따라 신축 주택의 품질이 향후 몇 년간 도마에 오를 듯합니다.
신축 주택 구매를 고려하고 계신가요? 팬데믹 이후에 완공된 주택의 구매는 재고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예외는 있기 마련이지만, 팬데믹 전후로 새 집의 품질에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앞으로 15, 20년간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집을 찾고 있기 때문에 신축으로 구매하겠다고 생각하신다면, 새 집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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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공: 타드 라빈 ( Todd Lavigne), 리얼터
번역 / 편집: 김진아
toddlavigne@k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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