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은규의 한방칼럼] 칠정(七情)과 건강

글쓴이
JYShin
날짜
2021-05-03 12:01
조회
4339
괴팍한 성격에 불같이 버럭 화를 잘 내고 주변사람들을 벌벌 떨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한의사들은 이런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간(肝)을 걱정했을 것이다. 노여움과 스트레스의 감정이 간을 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서적인 변화인 칠정(七情)이 장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한의학 원전인 「황제내경」에서도 기술되어 있다. 오행설에 근거해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 등 다섯 가지 장기(五臟)가 감정에 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일곱 가지 감정을 의미하는 칠정(七情)은 불교에서는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이지만, 한의학에서는 희노우사비공경(喜怒憂思悲恐驚)이다. 감정을 관장하는 주된 장기가 있지만 다른 장기들도 관여해서 서로 관련을 맺게 된다.
앞서 말한 대로 불같이 성을 내고 화(怒)를 내는 감정은 간(肝)이 관장한다. 그래서 크게 화를 내면 간의 기운이 크게 상하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얼굴이 붉어진다든지 눈에 충혈이 잘 된다든지, 귀가 멍먹하거나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울 수 있다.
웃음과 기쁨(喜)은 심장(心)에 속하는 감정이다. 적당한 기쁜 감정이 일어나면 우리의 정신이 평화로워지고 잘 소통이 되기 때문에 몸의 기운도 이완돼 느슨하고 편안해진다.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자주 웃어주는 게 좋다고 권하는 이유다. 하지만 지나치게 기쁨이 격렬하면 심장의 열이 올라와 얼굴이 붉어지거나 갑자기 기운이 빠지고 늘어지며 심장을 손상시키니 주의해야 한다.
근심이나 걱정이 많아 생각(思)에 골몰하면 기가 막히게 되고 정체하게 된다. 우리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체한다는 말을 쓰는데 이 소화기에 관련된 비장(脾臟)이 상할 수 있다. 어떤 일 때문에 전전긍긍하면 입맛이 떨어지고 속이 체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기운이 잘 소통되지 않기 때문이다.
근심(憂)과 슬픔(悲)은 폐에 속하는 감정이다. 우울함 때문에 폐(肺)를 상하게 되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밤에 누워도 불안하여 편히 잠들지 못하기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두려움(恐)과 놀람(驚)은 신장(腎臟,콩팥)에 속한다.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공포심을 조장한다거나 깜짝깜짝 놀라게 하지 말라는 이유다. 어른이라면 견딜 수 있는 감정을 아이들은 받아들이지 못해 오장육부의 바른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칠정상(七情傷)으로 인해 기혈의 정상적인 순행이 방해를 받고 오장육부의 기능이 저하되면 그에 상응하는 부위에 여러 증상이 나타나게 되고 심해지면 질병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몸은 마음이 지시해야 움직이므로 마음은 몸의 주인이며 육체를 다스린다.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이 상하면 감정의 편차가 발생되고 발생된 감정의 편차가 결국에는 여러 증상과 질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몸에 나타난 여러 증상과 질환을 치료할 때 해당부위를 치료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마음치료를 하면서 부분을 치료하면 보다 더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 즉, 마음(정신)과 몸(육체), 전체(근본)와 부분(아픈 부위)을 동시에 치료하는 통합적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한의학은 마음과 육체를 함께 보는 전통을 갖고 있다. 마음을 다스려 몸을 바로 잡으려 하고, 또 몸 건강을 통해 마음을 바로 세우려는 심신일여(心身一如) 학문이다. 세계보건기구가 1948년 제장한 세계보건헌장에도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을 뿐 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이 오래 전부터 진단과정에서 ‘마음이 안녕한지’를 살펴보았다는데 새삼 놀라게 된다.

Steve Eun Kyu Ryu, R.TCMP, R.Ac.
Riverside Acupuncture & Wellness Centre
2211 Riverside Dr. Suite 106
Ottawa, ON K1H 7X5
613-863-6906
www.AcupunctureOtt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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